2024년 제일 중요한 것 회고
2024년에 얻은 가장 중요한 배움 2가지는 1. 얼라인이 왜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항상 이뤄져 있어야 하는지, 2. 목표 설정을 하는게 조직에서 왜 그렇게 중요한지 (더불어 왜 개인에게도 그렇게 중요한지)였다.
주제 1. 얼라인
부제 : 얼라인이 왜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항상 이뤄져 있어야 하는가?
얼라인이 안된 상태에서 일해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를 알면 왜 얼라인이 필요한지를 알 수 있다.
사례 1) 스마트인피니 입사할 때 라이브커머스와 캠프통 팀 둘 다를 맡기로 했다. 라이브커머스 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뭘 기대하고, 캠프통에 대해서는 뭘 기대하는지를 얼라인해놓지 않아서 나중에 많이 힘들었다. 그냥 맡기로만 하고, 조직 차원에서는 목표가 어떠하니 라이브커머스에서는 어떤 역할이 필요하고, 캠프통에서는 어떤 역할이 필요한지 미리 조율해두지 않았다.
사례 2) 라이브커머스에서 뭘 기대하는지가 분명하지 않다보니, 초반에는 프로세스 구축 및 안정화에만 몰두했다. (매출이 아니라.) 그런데 프로세스 구축 단계에서도 조직 차원에서 얼라인된 목표가 없었다보니 프로세스를 만들거나 정착시키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뭔가를 도입하려고 해도 왜 해야 하는지 이해 못하는 목소리가 많았고, 결국 정착되지 않은 것들도 꽤 있다. (촬영 요청 시트는 결국 정착을 못했다.) 그리고 협업툴 도입도 해보고 싶었는데 잘 안됐다. 당연한게, 조직 내에 그것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형성이 안되어 있었고, 그 공감대를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한들 '내가 그걸 하기로' 얼라인이 안되어 있어서 내가 하려고 해도 여론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사례 3) 캠프통 마케팅에 대해 방향성 얼라인이 안되어 있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것, 팀원들이 하고 싶은 것, 상단에서 기대하는 것이 모두 달랐다. 그래서 가장 성수기 시즌에 정말정말 힘들었다. 성과는 안 나오고,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못해보고 (그래서 성과가 안 나왔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아쉬움만 생기고), 위에서는 왜 하라는대로 안 하냐고 욕만 먹었다. 특히나 성과가 안 나온다고 하더라도 다 같이 배움이라도 얻을 수 있었기를 기대했는데 실험의 취지를 잘 모르는 상단에서 '실험이라는 핑계로 성과 안 나오는 시도만 너무 반복하는 것 같다'는 피드백만 받았다. (물론 당시 광고 소재에 대해서는 나도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이 많았지만...)
얼라인이 안되고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이 있다.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의아스러워 하는 반응들이 주변에서 나타나고, 뭔가 추진하려고 해도 마음에 걸리는 것들이 자꾸 생기거나, 뭔가 일이 쉽게 진행이 안되곤 한다. 그럴 때는 '얼라인이 안되어 있었나?'에 대해 되돌아보기 좋은 타이밍이다.
조직 내에서 얼라인은 상단과의 얼라인, 하단과의 얼라인, 동등한 수준의 타 팀과의 얼라인이 있을 수 있다. (우리 팀 팀장 <> 다른 팀 팀장, or 우리 팀 팀원 <> 다른 팀 팀원처럼 위계는 같은데 팀은 다른) 사실 베스트는 상단에서 방향성이 분명하고 팀별로 역할이 명확해서 뭘 얼라인하면 되는지가 분명한 상황이다. 그리고 그 얼라인이 어렵지 않으면 베스트다. 그런데 상단의 방향성이 모호하고, 그래서 얼라인을 (심지어는) 상단과도 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에는 1) 상단과 얼라인을 명확히 하려고 시도하거나, 2) 하단과 팀 내부적으로 얼라인을 먼저 시도하고, 그 다음에 상단 혹은 회사와 정렬을 시도하는 방법이 있다.
사실 얼라인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필요하고, 가족이나 연인, 친구 관계에서도 필요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 내부적으로 다양한 니즈를 갖고 있다. '내적 갈등'은 내 내면의 다양한 니즈들이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상황을 말한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내가 나 스스로와의 얼라인이 충분히 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내면의 대화를 통해 '내 안에서의 정렬'을 만들어낼 수 있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 관계에서의 얼라인은 이를테면 여행 계획을 짜거나 대화를 하는 도중에도 충분히 필요할 수 있다. 이를테면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잘 안 풀린 때가 있지 않나? 서로 화가 나거나 의견이 달라서 불편했던 적이 있지 않나? 얼라인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얼라인의 난이도가 높았던 타이밍인 것이다. 이럴 때는 '뭐가 합의가 잘 안되었는지'를 되돌아보고, '각자의 기대치를 확인'하는 방법을 통해 얼라인 해볼 수 있다.
얼라인이 필요할 때는 가장 (선택하기) 쉬운 방법은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다. 1) 뭐가 불편한지를 들어보거나, 2) 상황이 어떻게 바뀌기를 기대하는지를 물어보는 방법이 있다. 이를 통해 공동의 목표를 만들고 함께 나아가는 것, 그게 얼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얼라인은 상황에 따라 되게 많은 접근법이나 프로세스가 필요할 수 있다. 조직 차원에서의 얼라인은 되게 복잡하고 다양한 단계가 필요할 것이다. 반면 대화 상황에서의 얼라인은 조금 더 단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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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2. 목표 설정
부제 : 목표 설정을 하는게 조직에서 왜 그렇게 중요한지 (더불어 왜 개인에게도 그렇게 중요한지)
목표 설정이 안되어 있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를 얘기해보면 목표 설정의 필요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례 1) 여름에 팀 목표가 없어서 팀원들이 모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달랐다. 물론 얼라인의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목표가 다 다르니까 다른 지표를 위해 집중하는 상황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했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임의로 목표와 목표 지표를 간단하게 정해놓았는데, 그게 목표가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피드백을 여러 번 받았다.
사례 2) 개인적인 삶의 영역에서 많이 느꼈는데, 회사에서 나에게 주어진 목표가 너무 모호하고,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면서도 가족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다보니 내가 내 목표를 정하고 살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그걸 고려했을 때 나는 오히려 되게 '적응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한 부분이 있었다. 목표가 없어도 배워두면 무조건 도움되는 것들, 인생의 복리 효과가 큰 것들을 배우려고 한 것이다. 목표가 없어도 목표가 생겼을 때 도움될 만한 것들을 미리 배워두려고 했다. 그런데 그게 습관이 돼서 목표를 안 만들려고 하는 습성으로 점차 자리잡는 느낌이 들었다. (최근에 느꼈다.) 그래서 목표 없이 좋아보이는 것들은 다 배우려고 하는 습관이 되었다.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빠르게 배움을 얻고 써먹어보는 방법이 아니라, 좋아보이는 것들은 다 배우려고 하니 인생이라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게 느껴지고, 내 삶이 너무 짧고 의미 없게 느껴지는 상황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사례 3) 목표가 없으니 '표류하는 삶'을 살기 쉬워졌다. 팀원들을 보면서 한 생각인데, 명확하게 목표를 잡아두고 목표를 확인하기 위한 지표들을 설계해두지 않으니 '하던대로 하는 삶'을 살기 쉬운 것 같다. 그래서 라이브 팀 같은 경우에는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라이브만 하는게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라이브 제작에만 계속 시간을 쓰고, 그 외에는 시간을 쓰지 못하는 웃픈 상황도 발생하곤 했다. 목표가 있으면 목표가 '기준'이 되어 점검이 가능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다.
목표가 없는 것을 모르는 상황도 종종 생기는 것 같다. 삶의 목표가 부재하거나 모호한건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이게 분명해질 수 있는 영역인가' 싶을 수 있을 것 같다. 처음부터 전체를 분명히 하기는 어렵지만 일부분부터 분명히 해두는건 가능할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삶 뿐만 아니라 회사의 영역이나 팀의 영역에서도 목표가 부재하거나 모호한 경우가 생기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맹목적인 툴 도입이나 인사 평가 제도 도입은 '목표가 모호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때는 그걸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혹은 어떤 상태에 도달하기를 기대하는지를 바탕으로 목표를 역으로 구체화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목표가 없을 때 생기는 또 하나의 증상 중 하나는 '우선 순위 선정이 안될만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목표가 모호하니 뒤쳐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그래서 좋아보이는 것들은 다 내 액션 아이템 선택지로 넣어버리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 때는 오히려 하고 싶은 것들을 최대한 써놓고, 그 불안감을 구체화 한 다음, 목표를 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해가면서 실제로 목표 달성을 하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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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인과 목표 설정을 하기 위한 내 솔루션 : 스크럼
얼라인과 목표 설정을 위해 나한테 도움됐던 것은 스크럼이었다. 스프린트 플래닝을 통해 얼라인과 목표 설정을 부분적으로라도 시도하고, 스프린트를 돌면서 얼라인의 범위와 목표 설정의 범위를 늘려나갔다. 스프린트 한 번이 얼라인이 필요한 부분과 목표 설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배움을 가져다주고, 이를 스프린트 플래닝에 매번 반영하면서 팀을 고도화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개인적으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본다. 그래서 개인적인 삶에서 스크럼 도입을 최근에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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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인과 목표 설정 외에 중요한 1가지 배움 : 정성적 분석
정량 분석의 필요성만 알고 있다가 자일 컨설팅을 통해 정성적 분석이 왜 필요하고 언제 필요한지를 알게 됐다. '어디가 문제야?'를 알게되는데는 정량 분석이 필요하지만, '그게 왜 문제야?'를 아는데는 정성적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걸 몰라서 가설 뽑는데 어려움이 많다는걸 몰랐었다. 그걸 몰라서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